도당상

한국무속신앙사전
서울굿에서 산신과 [도당신](/topic/도당신) 등에게 신찬을 바치기 위해 차리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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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굿에서 산신과 [도당신](/topic/도당신) 등에게 신찬을 바치기 위해 차리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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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선
정의서울굿에서 산신과 [도당신](/topic/도당신) 등에게 신찬을 바치기 위해 차리는 상.
참조[산바라기상](/topic/산바라기상)
참고문헌한국의 무 (조흥윤, 정음사, 1983)
내용산바라기 또는 산신거리에서는 숱한 신들을 모시기 때문에 이를 총괄해 도당상이라고 한다. 도당상의 음식은 소찬과 육찬이 섞여 있으므로 이를 분간해서 보면 소찬과 육찬의 성격이 곁들여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도당상에 차려지는 음식은 몇 [가지](/topic/가지)로 구분된다. 대체로 앞줄에서부터 뒷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 굿상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음식을 놓는 방식이다. 음식은 단순하게 놓이지 않고 일정한 순서를 유지한다. 앞줄에는 술 세 잔, [사과](/topic/사과), 배, 감 등을 놓는다. 이 과일들은 한결같이 높게 괴지 않고, 얕게 괸다. 둘째 줄에는 유과, 약식, 약과, 옥춘, 빈자떡 또는 빈대떡, 전 등을 놓고 일정한 높이로 괸다. 음식을 괴어 놓아서 보기도 좋고 신에 대한 정성을 확인한다고 관념한다. 셋째 줄에는 [촛대](/topic/촛대)를 양쪽에 세우고 이 사이에 국수장국, 밤과 [대추](/topic/대추), 약식 등을 놓는다. 이 가운데 국수장국과 같은 것은 특찬이다. 가령 만신의 [진적](/topic/진적)굿에서는 국수장국이 으뜸이므로 이 음식을 차린다. 넷째 줄에는 도당시루와 산신시루를 시루째 놓는다. 시루는 으레 팥떡, 위에 흰 웃기와 웃기 등이 놓인다. 흰 웃기는 아무런 장식을 하지 않고 크게 놓으며, 고명처럼 장식하는 웃기는 [미나리](/topic/미나리)와 대추 등으로 꾸며진다. 이를 일정한 배열로 무늬를 돌려가면서 꾸미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장식 음식이 된다.

이와 같은 도당상의 줄 배열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굿상 차림에 일반적인 관념에 의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도당상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육찬이다. 이상의 상차림은 소찬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여기에 육찬을 곁들인다. 육찬으로는 돼지머리와 돼지고기가 조금씩 놓인다. 최근에는 물화가 번성해져서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육찬은 산신과 [도당신](/topic/도당신) 등이 온전하게 음식인 신찬을 받아들였는지 검토하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신이 응감하고 온전히 받아들였는지 여부를 아는 중요한 준거가 곧 산신도당의 [사슬세우기](/topic/사슬세우기)이다. 먼저 빈 사슬을 세우고 나서 바로 육찬의 사슬을 [삼지창](/topic/삼지창)에다 세운다. 고기를 잡수고 신의 뜻을 점치는 행위는 굿상 차림의 핵심적인 면모를 과시한다.

서울굿 가운데 큰굿에서는 산바라기굿을 따로 했다. 산에 올라가서 산신도당상을 차리고 특정한 공간을 관장하는 신을 모시는 절차에서 이 상을 차려서 신을 대접했다. 신격이 어디에 거처하고 어느 곳을 관장하는 신격인가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 굿상 차림의 의의를 이해할 수 있다.

자연적 공간을 통해 인간의 삶과 번영을 갈구하는 가운데 이러한 굿거리가 마련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신격은 인격신의 의인화가 필요하므로 이 점 때문에 굿상에서 필요한 음식이 인간의 정성을 더하는 것과 관련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의 음식과 신의 음식이 경계면에서 서로 만나게 된다. 이 점에서 매우 긴요한 의미를 지닌다.

서울굿에서 굿상은 구조적으로 일정한 정합성을 띠고 있다. 가령 천상의 신격인 천궁불사신의 계통을 위해서는 온전히 소찬을 사용하고, 산신도당거리에서는 소찬과 육찬을 함께 사용하고, 대안주거리에서는 육찬을 위주로 하고, [조상상](/topic/조상상)에는 인간의 잔칫상 비슷하게 차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굿상에서 보이는 면모를 통해 우리나라 굿상의 차림에 대한 개괄적인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일상식의 잔칫상, 굿에서의 굿상, 유가식의 [제상](/topic/제상) 등은 비교 연구의 대상이 된다. 이 점에서 일상식을 떠나 의례에서 차리는 음식이 서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갖게 된다. 이는 서로 연구의 준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필요한 연구과제를 발견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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