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자

한국무속신앙사전
쾌자
서울굿의 신장거리나 대감거리 등에서 굿을 할 때 착용한 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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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굿의 신장거리나 대감거리 등에서 굿을 할 때 착용한 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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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자
정의서울굿의 신장거리나 대감거리 등에서 굿을 할 때 착용한 복식.
내용쾌자는 중국의 당제(唐制)인 [반비](/topic/반비)(半臂)에서 유래한 것으로, 통일신라 때 중국에서 전래되어 조선시대까지 착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서상의 기록이나 유물이 없어 쾌자의 변화 과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쾌자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에 와서야 보인다. 조선 중기의 학자인 이수광(1563∼1628)은 『[지봉유설](/topic/지봉유설)(芝峰類說)』에서 “당 고조(高祖)가 소매를 짧게 한 옷을 만들어 반비(半臂)라 하였고 이것이 오늘날의 [배자](/topic/배자)(背子)다”라고 하였으며, 조선 영조 때의 서예가 송문흠(1710∼1752)의 『한정당집(閑靜堂集)』(1788)에 의하면 “반비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괘자(掛子)와 비슷하다. 단지 괘자의 양 섶이 수직으로 내려온 것이 다르다.”라고 하였다. 또한 정약용(1762∼1836)은『아언각비(雅言覺非)』에서 “괘자(掛子)를 쾌자(快子)라고 말하는 것은 중국음이 잘못 옮겨진 것”이라고 하였다.

쾌자의 형태를 알 수 있는 그림은 정조시대에 이르러서야 보인다. 정조 19년(1795)의 현륭원 행차 때 그림인 화성행행도팔첩병(華城行幸圖八疊屛) 「봉수당진찬도(奉壽堂進饌圖)」에는 아청색의 쾌자를 입은 기녀가 [검무](/topic/검무)를 추고 있는 모습이 있으며,(그림1)『정축진찬의궤』(고종 14년 1877)에는 쾌자의 제가 그려져 있다.(그림2]) 이 그림에서 묘사된 쾌자의 형태는 깃은 마주 보는 쌍깃에 소매가 없으며, 길이가 길고 뒷길 중심선이 등에서부터 길게 트여 있으며 옆선은 약간 트인 채 네 자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기록과 그림으로 보아 쾌자는 소매가 없는 포의 일종이다. 비슷한 형태의 옷으로는 [전복](/topic/전복)과 [답호](/topic/답호)가 있다. 이들은 모두 착용 범위나 형태가 비슷하다. 차이를 보면 전복은 깃이 없으며, 길의 양옆에 무가 있고, 옆자락 끝부분에 트임이 있다. 답호는 쌍깃이 있는 것도 있으나 유물 대부분이 전복과 같은 깃이 없으며, 길의 양옆에 무가 있다.

쾌자는 궁중·관리들이 착용한 것과 군복과 무용복으로 착용한 것의 형태에 차이가 있어 보인다. 궁중·관리들의 쾌자는 길의 양옆에 무가 있는 네 자락의 옷이다. 이에 반해, 군복과 무용복으로 착용한 쾌자는 무가 없는 네 자락의 옷이다.

전복과 답호와 쾌자는 형태가 비슷하여 조선조 후기에 와서는 실생활에서도 혼용돼 착용했다. 최남선의 『[조선상식](/topic/조선상식)(朝鮮常識)』에서도 “후세에 와서는 답호를 쾌자라 하여 하급군속 및 노예의 [제복](/topic/제복)이 되어 버렸다”고 하였다.

고종황제와 왕자들의 쾌자는 양남색이나 아청색의 [갑사](/topic/갑사)·[숙고사](/topic/숙고사)·[생고사](/topic/생고사) 등을 재료로 했다는 기록이 조선 말기의 『궁중의대발기』에 있으며, 군사용의 쾌자는 홍·청색등의 삼승포·[무명](/topic/무명)·[모시](/topic/모시) 등을 재료로 하였다는 기록이 순조 8년(1808)에 제작된『만기요람(萬機要覽)』에 기록되어 있다.

쾌자는 보면 조선시대 왕이나 왕세자가 평상복으로 착용하고 아래로는 하급군속 및 노예가 제복으로 착용한 옷이다. 『만기요람』에는 전배(前排), [기수](/topic/기수)(旗手), 고취수(鼓吹手) 등의 [의복](/topic/의복)으로 협수와 쾌자가 보이고 전복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구군복](/topic/구군복)에서 전복 대신 쾌자와 협수가 착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쾌자는 순조 이후의 각종 진찬의궤에서 보이는 검기무(劍器舞)와 무산향(舞山香)의 [무복](/topic/무복)으로도 착용되는 등 매우 널리 입었다.

서울굿에서 무복으로 착용된 쾌자도 조선시대에는 일반에서 입은 쾌자와 다르지 않다. 조선시대 말기인 병인년(1866)「온산송악별기도발기(松岳別祈禱發記)」에 전복이란 명칭은 보이지 않는 반면에 궁중의 높은 신으로 보이는 ‘어실당’의 신복으로 ‘천청망단협수, 장색망단쾌자’가 함께 기록된 것으로 보아 쾌자가 전복 대신 협수와 함께 구군복 성격으로 착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무당내력](/topic/무당내력)」에서 묘사된 별성거리와 신장거리에서는 전통의 구군복과 같이 황색 길의 협수에 검은색 전복을 착용하고 창부거리에서는 평상복 위에 검은색 전복만을 착용하는 등 쾌자를 착용한 예가 보이지 않는다.(그림3) 이와 같이 조선시대의 굿에 대한 기록과 그림에도 전복과 쾌자가 일반복에서와 같이 혼용해 무복(巫服)으로 착용되었다.

현대의 굿에서도 쾌자는 별성거리, 신장거리, 대감거리 등에서 착용되고 있다. 1930년대 경성지방에서 행해진 천신굿의 별성거리에서도 무의의 하나인 구군복을 착용하였다고는 하지만 대감거리의 무복을 ‘쾌자(일종의 전복)’라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별성거리에서 착용한 구군복은 쾌자와 협수로 구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쾌자와 전복은 굿을 하는 현장에서 모두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무복으로 착용하는 소매 없는 형태의 옷을 모두 쾌자 내지는 전복이라 여기고 있다. 명칭도 신장님의대, 신장복, 쾌자, 전복, 대감전복 등 무당에 따라 다양하게 부르고 있다.

쾌자라 불리는 무복의 형태는 너무나 다양한 방법으로 제작되어 있어 하나의 공통된 쾌자의 형태를 찾기가 어렵다. 오늘날 굿에서 착용되는 쾌자의 형태는 다양하다. 그 가운데 보편적으로 착용되고 있는 쾌자는 크게 4종류이다.

전통적인 쾌자와 비슷한 방법으로 제작된 쾌자 가운데 첫째 깃은 마주 보는 쌍깃이며, 흰색 동정이 달려 있고, 길 옆에는 무를 달았으며 옆자락에 길게 트임이 있어 속에 입은 협수의 옆자락이 보이도록 되어 있다. 둘째 깃은 쌍깃이며, 깃에 흰색 동정이 달려 있고, 길 옆에는 무가 없으며, 옆 선이 길게 트여 있어 속에 입은 협수의 옆자락이 나오도록 되어 있다. 셋째 쾌자의 제작 방법대로 깃은 마주 보는 쌍깃이며, 깃에는 흰색 동정이 달려 있고, 길 옆에 무를 달아 전복과 같이 폭이 넓다. 옆의 트임이 없도록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끝부분에서 30cm 안팎으로 트임을 낸 것도 있다. 넷째 쾌자라고는 불리지만 전복과 같이 깃이 없으며, 길 옆에는 무가 있고, 옆선이 길게 트인 것도 있다.

이와 같이 전통적인 쾌자와 동일한 방법으로 제작된 쾌자든 변형된 쾌자든 형태에서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 특히 쾌자의 뒤 중심선이 트여 있는 쾌자도 있으며, 마치 포와 같이 뒤 중심을 트지 않고 양 옆만 튼 경우도 있다.

오늘날 무복으로 착용되고 있는 쾌자의 색상은 남색과 검은색이지만 장식이 없는 남색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무당에 따라서는 깃 부분에 오색의 잣 무늬장식을 하기도 하고 꽃무늬로 자수를 놓아 화려하기도 한다. 쾌자의 외형이 화려해지고는 있으나 쾌자에 사용된 재료는 경제적 이유로 대부분이 저렴한 합성섬유가 사용되고 있다.

결국 쾌자는 조선시대에도 착용자의 신분이나 옷의 용도에 따라 형태가 달랐으며, 또한 전복·답호·쾌자가 혼용됨으로써 굿을 하는 현장에서도 혼용되어 착용되었다. 이에 따라 무복으로 쾌자가 전승되는 과정에서 전통복의 형태나 착용법 등이 전수되기 어려웠으며, 제작자나 착용자 모두 전통복에 대한 지식이 없어 전통복과 같은 형태의 쾌자가 무복으로 착용되기 어려웠다. 현재 무복으로 착용되고 있는 쾌자는 대부분 전통복과 차이가 있는 조형적 특성을 띠고 있다.
참고문헌巫黨來歷
이조후기 궁중여무복에 관한 연구 (이주원, 복식6호, 한국복식학회, 1982)
[답호](/topic/답호)에 관한 연구 (이봉숙,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83)
한말의 궁중무속 (최길성, 교문사, 1989)
[배자](/topic/배자)의 양식변천에 관한 고찰 (박두이, 복식 19호, 한국복식학회, 1992)
한국의 복식 (백영자, 경춘사, 1993)
한국의 무속복식 연구 (유효순, 숙명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4)
조선후기 [동다리](/topic/동다리)에 관한 연구 (권오선, 단국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02)
朝鮮巫俗の硏究 (赤松智城·秋葉隆, 大阪屋號書店, 東京 昭和13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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