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닥거리

한국무속신앙사전
잡귀에 의해 살이 들거나 부정한 것이 들어와서 병이 들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 이를 쫓기 위해 행하는 작은 규모의 무속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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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귀에 의해 살이 들거나 부정한 것이 들어와서 병이 들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 이를 쫓기 위해 행하는 작은 규모의 무속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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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호
정의잡귀에 의해 살이 들거나 부정한 것이 들어와서 병이 들었다고 생각되는 경우에 이를 쫓기 위해 행하는 작은 규모의 무속제의.
내용무속제의를 규모에 따라 분류하면 [비손](/topic/비손), [고사](/topic/고사)와 푸닥거리, 굿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간단한 무속제의가 비손이다. 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축원을 하는 가장 간단한 무속제의이다. 그리고 신에게 바치는 제수를 차려놓고 다양한 무구로 굿판을 장식하여 수명의 무당이 종합적인 연행을 하는 것이 가장 큰 규모의 무속제의인 굿이다. 이 사이에 푸닥거리가 자리한다. 푸닥거리는 주로 가볍고 작은 병인 경우에 한해 잡귀에게 겁을 줘서 병을 쫓아내는 축귀(逐鬼)적 성격이 강한 약식 무속제의이다. 큰병이나 중한 병인 경우 푸닥거리보다 규모가 큰 치병굿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역사례서울 지역에서 보고된 푸닥거리 사례는 닭이 환자의 액운을 대신 맡아 나가도록 주술적 제의를 행하는 경우이다. 환자의 방에 간단한 [제상](/topic/제상)을 차린 다음 환자의 머리맡에 닭의 두 발과 날갯죽지를 묶고, 날갯죽지 안으로 환자의 생년월일·이름·[대수대명](/topic/대수대명)이라고 쓴 [백지](/topic/백지)를 끼워 넣는다. 이어 무당이 평복 차림으로 제상을 향해 앉아서 [고리짝](/topic/고리짝)을 20㎝ 길이의 나무채로 긁으며 축원한다. 축원 후에 닭을 체로 덮어서 집 밖 멀리 땅에 묻는다. 이는 귀신이 사람 몸에 붙어서 병에 걸린다는 관념에 [기초](/topic/기초)하여 여러 방법을 동원해 몸에 붙은 귀신을 쫓거나 몰아내는 주술적 행위이다. 닭이 대신 액운을 맡아 나가는 것뿐 아니라 식칼을 들고 귀신을 위협하는 것, 삼신이 노했을 경우 미역국을 끓여 대접하는 것, 사령(死靈)인 상문(喪門)이 붙었을 경우 환자를 밖에 앉혀 놓고 환자를 [매장](/topic/매장)하는 시늉을 하는 것 등이 있다.

경기 지역 역시 서울 지역과 유사하게 상문이나 부정을 풀 때 푸닥거리를 한다. 상문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넋으로, 잡귀의 하나이다. 주로 상가집에 갔다가 병을 앓는 경우에 이 [상문살](/topic/상문살)이 들었다고 하여 이 상문을 떼기 위한 푸닥거리를 하며, 부정과 같이 부정한 잡귀와 잡신을 몸에 묻혀 와서 병이 든 경우에도 마찬[가지](/topic/가지)로 푸닥거리를 한다. 제물은 굿과 달리 간단하게 떡과 술과 나물 정도만을 차려놓고 그 앞에서 주로 앉아 간단하게 징을 치면서 부정, 12신령 축원, 제갓집 공수, 조상, 뒷전 순으로 한다. 이때 잡귀를 쫓아내는 게 주목적이다. 푸닥거리는 주로 무당 혼자 하지만 필요한 때는 2명 정도의 무당을 불러서 함께 행하기도 한다.

충청도 지역도 소규모의 [병굿](/topic/병굿)을 푸닥거리라고 한다. 푸닥거리에서는 대수대명이나 살풀이 등의 핵심 [축사](/topic/축사)거리와 축원만을 행한다. [무경](/topic/무경)을 구송하기보다는 주술적 행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약간의 [비손](/topic/비손)이 곁들여진다.

제주도에서는 푸닥거리를 ‘푸다시’라고 부른다. 환자가 생겼을 때 치병 목적으로 심방 혼자서 약식으로 한다. 잡귀가 몸에 붙으면 병이 된다고 믿고, 이 잡귀를 신칼로 위협하여 쫓아내는 무속제의이다. 제차는 베[포도](/topic/포도)업침, 날과국섬김, 연유닦음, 군문열림, 신청궤, 추물공연, [초석](/topic/초석)벌풀이, 이석벌풀이, 삼석잡귀풀이, 도진, 끌레기치송 순서로 진행된다. 푸다시는 환자의 몸에 붙은 잡귀를 쫓아내는 잡귀풀이가 주 내용이 된다. 그런데 잡귀의 범접으로 인한 병이 아니지만 어떤 신에게 잘못한 죄 때문에 일어난 병인지 모를 수도 있다. 그래서 굿은 여러 신을 청하여 모시고(베포도업침, 날과국섬김, 연유닦음, 군문열림, 신청궤, 추물공연), 그 죄를 사해 주도록 비는 벌풀이를 먼저 하고(초석벌풀이, 이석벌풀이) 난 다음 몸에 붙은 잡귀를 쫓아내는 잡귀풀이를 한다(삼석잡귀풀이). 그리고 띠 한 줌 가량을 양쪽 끝에 묶고 속에 각종 음식을 조금씩 싸 담은 끌래기를 들어 환자 머리 위로 돌린 후에 내버리는 끌래기치송을 한다. 이는 잡귀에게 다시는 돌아와 범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참고문헌제주도무속자료[사전](/topic/사전) (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한국무속연구 (김태곤, 집문당, 1981)
한국민속대사전 2 (한국민속사전편찬위원회, 민족문화사, 1991)
한국의 굿 (하효길 외, 도서출판 民俗苑,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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