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신굿

한국무속신앙사전
[화장실](/topic/화장실)을 관장하는 신인 측신에게 올리는 의례나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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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topic/화장실)을 관장하는 신인 측신에게 올리는 의례나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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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숙
정의[화장실](/topic/화장실)을 관장하는 신인 측신에게 올리는 의례나 굿.
내용측신은 측간신, 측귀(廁鬼), 측간귀신, 주당, 변소각씨라고도 부르며 탈을 잘 일으키기 때문에 젊고 신경질적인 여신으로 생각한다. 여느 가정신과는 달리 신체를 모시지 않는 [건궁](/topic/건궁)신앙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굿이나 의례를 수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집안 식구 가운데 [화장실](/topic/화장실)에서 넘어져 다치면 지역에 따라 무당을 불러 굿을 하거나 떡과 밥 등 간단한 제물을 차려놓고 [비손](/topic/비손)하는 경우가 있다. 측신은 악취가 나는 곳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성격이 신경질적이고 흉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가신](/topic/가신) 중에서도 악귀(惡鬼)에 속한다. 그래서 각 가정에서는 신앙의 대상으로 생각하기보다 두려운 귀신, 잡신으로 인식한다. 일반 가정에서는 이 측신을 두려워하여 [뒷간](/topic/뒷간)을 함부로 고치지 않으며, 땔감이 없던 옛날에도 뒷간에서 떨어져 나온 나뭇[가지](/topic/가지)는 절대 [아궁이](/topic/아궁이)용으로 때지 않았다. 또 야간에 뒷간을 갈 때에는 멀리서 헛기침을 하고 잠시 지체하다가 들어간다. 이것은 갑자기 들어가서 측신을 놀라게 하면 화를 당하게 되리라 여기기 때문이다.

제주도 [무속신화](/topic/무속신화)인 [문전본풀이](/topic/문전본풀이)는 조왕신과 기타 가옥의 신들에 대한 유래를 밝히는 신화로, 집안의 여러 공간인 올레 주목 정쌀과 동서남북중앙 및 뒷문과 앞문, 그리고 [부엌](/topic/부엌)과 측간을 지키는 신들에 관한 본풀이다. 아버지는 올레 주목 정찰지신, 어머니는 부엌의 조왕신, 첩은 측간신, 일곱 아들은 동·서·남·북·중앙과 뒷문 앞문을 지키는 신들로 각각 좌정하고 있다. 이 신화의 특징은 가족 구성원 중 하나하나가 집안의 어떤 특정한 공간을 각기 하나씩 차지하는 신이 되고 있다는 것으로, 어머니와 첩이 각각 조왕신과 측간신으로 나타난다. 측신은 늙지 않는 첩신으로서 성정이 악하며 조왕과는 원수 사이로 나온다. 집안을 지키는 가신들은 대체로 집안의 평안을 위해 돌보는 착한 신이지만 측신은 좀 사악한 성정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고 믿는다. 사실상 예전의 재래식 변소는 깊고 어두워 그 자체로 위험한 면이 있어 당연히 조심해야 했으며, 이것을 신격에 반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역사례측신에 대한 지역적 사례를 살펴보면 서울에서 측신은 6일·16일 등 6자가 들어 있는 날에만 있고 그 외의 날은 외출하여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6자가 들어 있는 날에는 [뒷간](/topic/뒷간) 출입을 조심한다.

전남 진도에서는 집안 식구 가운데 누가 변소에서 넘어졌을 때 측신[장군](/topic/장군)(변소 귀신)에게 간단히 제사상을 차려놓고 무당이 징으로 무장구장단을 치며 축원한다.

전북 남원에서는 측신에게 특별한 공을 드리는 일은 없지만 매년 정월 보름이 되면 깐치밥을 문 앞과 변소 앞에 놓거나 [지붕](/topic/지붕) 위에 던져 놓는다. 또한 시집간 딸이 아기를 낳고 처음 친정에 오게 되면 아기를 데리고 가장 먼저 측신에게 가서 인사를 해야 아기에게 별 탈이 없다고 한다. 예전에는 딸이 아기를 데리고 오면 아기가 탈이 많이 났기 때문에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 탈이 나더라도 측간의 지붕에 있는 짚을 태우면 아무 탈이 없다고 한다.

또한 가족들이 삼재가 들어 [삼재풀이](/topic/삼재풀이)를 할 때도 측신에게 삼재를 팔면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삼재를 팔기 위해서는 그 전 해 섣달그믐에 변소에 가서 풀어주며, 삼재가 든 3년 내내 그렇게 섣달그믐에 측신에게 가서 풀어주면 좋다고 한다. 이렇게 삼재를 측신에게 파는 것이 다른 어떤 공보다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삼재풀이를 하기 위해서는 변소 밖에 자리를 잡고 가장 먼저 터주에게 술을 한 잔 따라 올린다. 터주제를 지낸 다음에 공을 드려야 집이 시끄럽지 않기 때문에 가장 먼저 터주에게 술을 부어 주고 난 다음 변소 앞에 앉아 술을 한 잔 부어놓고 “변소대장님네, 측신님네, ○○살 묵은 자손이 ○○○○년도에 삼재가 들었으니 들삼자 팔러 왔어요. 변소대장님, 나 꼬라지 내면 싹싹 빼주고, 물을 두 바[가지](/topic/가지) 빼드린께 삼 년간 재수 주시오.”라고 빈다. 이렇게 빈 다음에 삼재가 든 자손이 똑같은 방법으로 공을 드린다고 한다. 그다음 술을 부어 놓은 곳에 또다시 술을 부어준다. 그런 다음 물만 한 바가지 부어버리면 그해 삼재 들어온 것은 깨끗이 씻어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삼재풀이는 정해진 시간이 따로 없이 섣달그믐 아무 때라도 하면 된다고 한다. 드는 삼재인 들삼자, 두 번째 삼재인 쉰삼자, 세 번째 삼재인 날삼자를 이렇게 판다. 또 집안에서 환갑을 맞은 사람이 있으면 측신에게 가서 술을 한 잔 따라놓고는 “측신님 돌 팔러 왔어요. 우리 식구 모두 웃음 짓게 해주세요.”라고 빈다. 예전에는 환갑이 되기 전에 죽거나 탈이 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환갑이 다가오면 이렇게 측신에게 꼭 빌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때 빌 때는 아들·며느리 할 것 없이 모두 들먹이면서 빌어야 집안 식구 모두가 아무 탈 없이 환갑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한다.

무주에서는 초상집이나 안 좋은 곳에 다녀왔을 경우 변소에 가서 침을 세 번 뱉고 오면 괜찮다고도 한다. 또 나들이를 갈 때 침을 세 번 뱉고 가라고 하며, 빨간 팥을 뿌리고 나서 나들이를 가기도 한다. 진안에서는 대사를 치를 때면 측간에 밥을 해서 올리며, 초상집에 갔다 오면 불을 놓고 세 번 발로 밟아 불을 끈다. 시월 [도신](/topic/도신)할 때도 상을 차려놓는다. 정읍에서는 딸이 시집가서 아기를 낳고 처음으로 친정에 가기 전에 아이에게 해가 없게 하기 위해 아이의 이마에 숯검정을 찍어준다. 이때 숯검정은 측간에서 뽑아낸 짚을 태워 만든 다. 이렇게 하면 친정 가는 길에 액이 범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가는 길에 잡것이 범하지 말라는 의미로 측간에 있는 짚을 몇 가닥 빼서 아이의 등에 묶거나 아이의 두리띠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잘 가리는 집에서는 아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 바로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외갓집 측간에 가서 절을 세 번 하고 나오기도 하였다. 예전에는 외갓집만 다녀와도 아이들이 아프기 때문에 이런 방비를 했다 하며, 나이 먹은 사람이 측간에서 넘어지면 반드시 죽는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측신은 집안이나 가족을 돕기보다 탈이 나게 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탈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나 실제 탈이 날 때 간단히 의례를 거행하거나 무당을 불러 굿을 하기도 한다. 오늘날 가옥구조의 변화와 함께 인식이 전환되면서 이러한 측신에 대한 신적 관념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참고문헌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무의식편 (문화공보부, 1983)
서울 6백년사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서울특별시, 1990)
한국민속대[사전](/topic/사전) (한국민속사전 편찬위원회, 민족문화사, 1991)
한국민속학의 이해 (민속학회, 문학아카데미, 1994)
전북의 가정신앙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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