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부

한국무속신앙사전
[단골](/topic/단골)이 단골판의 주민들로부터 받는 [곡물](/topic/곡물). 봄과 가을 두 번에 걸쳐 곡식으로 받는데, 봄에 받는 것을 ‘봄 도부’, 가을에 받는 것을 ‘가을 도부’라고 한다. 도부는 단골이 신에게 축원해주는 대가로 단골판의 주민들이 단골에게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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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topic/단골)이 단골판의 주민들로부터 받는 [곡물](/topic/곡물). 봄과 가을 두 번에 걸쳐 곡식으로 받는데, 봄에 받는 것을 ‘봄 도부’, 가을에 받는 것을 ‘가을 도부’라고 한다. 도부는 단골이 신에게 축원해주는 대가로 단골판의 주민들이 단골에게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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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옥
정의[단골](/topic/단골)이 단골판의 주민들로부터 받는 [곡물](/topic/곡물). 봄과 가을 두 번에 걸쳐 곡식으로 받는데, 봄에 받는 것을 ‘봄 도부’, 가을에 받는 것을 ‘가을 도부’라고 한다. 도부는 단골이 신에게 축원해주는 대가로 단골판의 주민들이 단골에게 주는 것이다.
내용[단골](/topic/단골)은 일정한 지역을 자신의 활동 근거지로 하는 ‘판’을 소유하고 있다. 이 단골판 내에서 신도들은 단골에게 종교적으로 의존하고 단골은 신도들로부터 경제적 부양을 받았다. 즉, 단골은 자신의 단골판에서 사제자 역할을 하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봄과 가을에 단골댁(신도)으로부터 [보리](/topic/보리)와 나락과 같은 [곡물](/topic/곡물)을 받는 것이다.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의 「[조선의 무격](/topic/조선의무격)(朝鮮の巫覡)」에 기록된 1930년대 초 광주와 순천지방의 단골제의 관행을 보면, “광주 지방에서는 무녀를 단골무당이라고 부르고 신자를 단골댁 또는 단골집이라고 부른다. 무당이 단골댁에 대해서 하는 일은 매년 1회 정월 중 단골댁의 각 호를 돌면서 그 해의 식재초복을 빌어주는 정기적인 기도와 결혼, 출산, 사망, 질병, 재액 등의 일이 있을 때마다 빌어주는 임시적인 것 두 [가지](/topic/가지)이다. 단골댁의 단골무에 대한 의무는 봄 1회 보리 약간, 가을에 1회 벼 약간을 시주하고, 정월 정기 기도를 제외한 임시기도에는 제물과 약간의 사례를 하게 되어 있다. 단골은 [마을](/topic/마을)의 공동 축제자이며 사역자이기 때문에 단골댁에서는 단골의 생활비를 공동으로 부담한다. 행사가 있을 때마다 콩, 보리, 쌀, 조, [의복](/topic/의복)을 주고 봄가을에 약간의 농산물을 주고, 무가의 개축이나 수리 등도 단골댁들이 부담하게 되어 있다. 순천지방에서는 종래 무녀가 두 세 마을을 단골판으로 한다. 매년 보리와 벼 [수확](/topic/수확)기에 큰 자루를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곡식과 물건을 거두고, 그 대신 단골집에 대해서 무당은 제의를 하여준다. 그때에는 달리 보수를 받지 않는다. 그런데 근년에 와서 그런 제도는 없어지고 의례가 있을 때에만 받는다. 그 액수도 빈부의 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쌀 다섯 되에서 서 말까지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부잣집을 단골집으로 가지지 못한 무당은 생활이 곤란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에 의하면, 단골의 도부 관행이 1930년대부터는 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받는 정기제와 의례를 행하고 나서 그때마다 보수를 받는 임시제가 혼용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세습무의 수가 점차 줄어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기제가 없어지고, 현재와 같이 의례를 하고 나서 그때마다 보수를 받는 임시제로 정착되었을 것이다.

현재 순천 지역에서 세습무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박경자](/topic/박경자)의 구술을 통해 살펴보면, 1970년대 초반까지도 순천 지역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적인 도부 행위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봄에는 보리로, 가을에는 나락으로 받았다고 하며, 이것을 ‘동냥’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동냥’이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인 어감 때문에 같은 무계끼리는 글자의 순서를 바꿔서 ‘양동’이라는 은어를 사용하거나 ‘시주’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정기적으로 받는 도부의 양은 일정치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부자들은 다섯 되, 보통 사람은 서너 되 정도를 주었다고 한다. 이 동냥을 받고 단골들은 성냥이나 바늘과 같은 물건을 단골댁(신도들)에게 주기도 한다. 동냥으로 거두어들인 양은 판마다 다르지만 보리 7~8가마, 쌀 7~8가마 정도였다고 한다. 이와 같은 정기적인 도부 외에 씻김굿과 같은 의례를 해주고 나서 그때마다 보수를 받는 경우에는, 부자들은 쌀 서너 가마, 보통 사람들은 쌀 한 가마 이하를 냈다고 하며, 곡물 외에 [삼베](/topic/삼베) 등의 물품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이것을 순천 지역에서는 ‘쏙쇠’라고 부른다. 이러한 쏙쇠나 동냥의 양은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훨씬 적은 양을 받거나 혹은 아예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남 장흥군 대덕면의 김씨 단골의 경우, 1년에 두 번 ‘보리 때’와 ‘나락 때’로 나누어 ‘동냥’이라고 하여 거둔다. 자식들은 이것 때문에 자신들이 차별을 받는다고 하여 거두지 말자고 하지만 수입이기 때문에 무시하기 어렵다고 한다. 보통 낮에 걷어 한 곳에 모아 두었다가 창피스러워서 밤에 사람이 다니지 않는 시간에 경운기로 운반한다. 이러한 정기적 수입 외에 의례를 할 때마다 수입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신도들의 경제적 부양에 대해 단골들은 종교적 의례를 통해 봉사하게 된다. 단골이 단골판 내의 신도들에게 해주는 종교적 의례들은 수시로 이루어졌다. 정월에는 신수독경을 해주고, 애기 낳을 때는 삼신풀이를 해주며 자녀들이 결혼할 때에는 살맥이나 근원풀이 등을 해준다. 이외에도 일이 있을 때마다 [독경](/topic/독경)이나 [비손](/topic/비손)을 해준다.
참고문헌朝鮮の巫覡 (村山智順, 朝鮮總督府, 1937)
한국무속연구 (김태곤, 집문당, 1981)
새로 쓴 한국무속 (최길성, 아세아문화사, 1999)
굿의 현장에서 본 씻김굿 무가 (이경엽, 박이정,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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