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식

한국무속신앙사전
절에서 대중이 공양할 때 음식을 조금씩 덜어 아귀에게 주는 것. [마을](/topic/마을)단위 제의에서도 마을 제의에 동참하지 못한 객귀나 수부를 풀어먹이거나 하위 제차로 [용왕제](/topic/용왕제)를 지낸 뒤 [용왕상](/topic/용왕상)에 올린 제수 등을 용왕에게 드리는 것, 또는 주민들이 제수를 들기 전에 신(神)에게 감사의 표시로 음식 일부를 떼어 놓은 것 등을 헌식이라 한다. 이와 같은 헌식 또는 헌식을 하기 위한 [제물](/topic/제물)을 이르는 용어는 마을 내에서 제물을 받는 대상이나 의미의 차이에 따라 표현되는 명칭은 거래밥ㆍ헌석ㆍ헌식밥ㆍ지신밥ㆍ고시레ㆍ[퇴송](/topic/퇴송)ㆍ제반ㆍ걸반상 등 다양하다.
definition
절에서 대중이 공양할 때 음식을 조금씩 덜어 아귀에게 주는 것. [마을](/topic/마을)단위 제의에서도 마을 제의에 동참하지 못한 객귀나 수부를 풀어먹이거나 하위 제차로 [용왕제](/topic/용왕제)를 지낸 뒤 [용왕상](/topic/용왕상)에 올린 제수 등을 용왕에게 드리는 것, 또는 주민들이 제수를 들기 전에 신(神)에게 감사의 표시로 음식 일부를 떼어 놓은 것 등을 헌식이라 한다. 이와 같은 헌식 또는 헌식을 하기 위한 [제물](/topic/제물)을 이르는 용어는 마을 내에서 제물을 받는 대상이나 의미의 차이에 따라 표현되는 명칭은 거래밥ㆍ헌석ㆍ헌식밥ㆍ지신밥ㆍ고시레ㆍ[퇴송](/topic/퇴송)ㆍ제반ㆍ걸반상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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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정의절에서 대중이 공양할 때 음식을 조금씩 덜어 아귀에게 주는 것. [마을](/topic/마을)단위 제의에서도 마을 제의에 동참하지 못한 객귀나 수부를 풀어먹이거나 하위 제차로 [용왕제](/topic/용왕제)를 지낸 뒤 [용왕상](/topic/용왕상)에 올린 제수 등을 용왕에게 드리는 것, 또는 주민들이 제수를 들기 전에 신(神)에게 감사의 표시로 음식 일부를 떼어 놓은 것 등을 헌식이라 한다. 이와 같은 헌식 또는 헌식을 하기 위한 [제물](/topic/제물)을 이르는 용어는 마을 내에서 제물을 받는 대상이나 의미의 차이에 따라 표현되는 명칭은 거래밥ㆍ헌석ㆍ헌식밥ㆍ지신밥ㆍ고시레ㆍ[퇴송](/topic/퇴송)ㆍ제반ㆍ걸반상 등 다양하다.
정의절에서 대중이 공양할 때 음식을 조금씩 덜어 아귀에게 주는 것. [마을](/topic/마을)단위 제의에서도 마을 제의에 동참하지 못한 객귀나 수부를 풀어먹이거나 하위 제차로 [용왕제](/topic/용왕제)를 지낸 뒤 [용왕상](/topic/용왕상)에 올린 제수 등을 용왕에게 드리는 것, 또는 주민들이 제수를 들기 전에 신(神)에게 감사의 표시로 음식 일부를 떼어 놓은 것 등을 헌식이라 한다. 이와 같은 헌식 또는 헌식을 하기 위한 [제물](/topic/제물)을 이르는 용어는 마을 내에서 제물을 받는 대상이나 의미의 차이에 따라 표현되는 명칭은 거래밥ㆍ헌석ㆍ헌식밥ㆍ지신밥ㆍ고시레ㆍ[퇴송](/topic/퇴송)ㆍ제반ㆍ걸반상 등 다양하다.
내용[마을](/topic/마을) 제의에서 행해지는 헌식은 구체적으로 행하는 방법에 따라 구분할 수 있으며, 헌식 대상 신령에 따른 분류도 가능하다. 먼저 헌식을 하는 방법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바[가지](/topic/가지)나 그릇에 제물 일부를 떼어내 제당 밖으로 헌식하는 유형이 있다. 이 때 제물은 마을 제의에 동참하지 못한 객귀나 수부를 위해 헌식한 것이다. 특별히 객귀를 위해 헌식하는 것을 많은 마을에서 ‘고[수레](/topic/수레)’라고 한다.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상군천리에서는 서낭고사를 마치면서 제물 가운데 일부를 떼어내 제당 밖으로 헌식하여 잡귀들을 풀어먹인다. 귀신은 육십갑자를 다 부르면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 귀신이 없기에 육십갑자를 부르면서 먹고 가라고 빈다.

둘째, 제물 일부를 떼어내 미리 준비한 [한지](/topic/한지)에 싸서 놓아두거나 모신 신령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제물 일부를 제당 주변에 남겨 두는 유형이 있다. 경북 울진군 기성면 구산리에서는 서낭제를 지낸 뒤 한지 세 장에 제물을 조금씩 떼어내 잘 싼 다음 제당 밖으로 나와 북ㆍ동ㆍ남쪽 방향으로 멀리 던지는 형태로 헌식하였다. 이는 사방에 있는 신장(神將)들을 풀어먹이는 의미라고 한다. 이 마을에서는 [동사](/topic/동사)(洞舍)로 이용하는 대풍헌에 와서 성주고사를 지낸다. 성주고사를 지낸 뒤 한지 두 장에 각각 제물을 조금씩 떼어내 잘 포장하여 성주가 모셔진 벽에 있는 작은 선반 위에 제반을 한다고 하여 잘 올려두었다. 이는 마을에서 모신 신들에게 먼저 [흠향](/topic/흠향)하게 한 뒤 [제관](/topic/제관)들이 [음복](/topic/음복)을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일부 마을에서는 한지에 싼 제물을 제당 내에 두고 돌을 올려놓은 예도 있다. 울진군 북면 덕천리 마분마을에서는 [잡귀잡신](/topic/잡귀잡신)을 대접하기 위해 제수를 조금씩 떼어내 한지에 싸서 당 주위에 놓아 둔다. 이와 같이 한지로 제물을 정성껏 포장하여 두는 것은 모시는 신(神)이 흠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성껏 헌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제사가 끝나면 제물 음식이나 희생 [동물](/topic/동물)의 뼈 일부를 신앙 대상물에 직접 부착시키거나 그 일부를 제장(祭場) 주변의 땅에 묻음으로써 마을신에게 정성을 계속 표하고자 하는 방식도 있다. 구체적인 사례로 전남 진도군 군내면 덕병리에서는 소의 턱뼈를 장승의 목에 걸어 준다. 짚으로 만든 오쟁이에 제물 일부를 조금씩 담아 장승이나 당수(堂樹), [수구맥이](/topic/수구맥이) 선돌 등에 걸어 주기도 한다. 당산제를 마치고 음식의 일부를 조탑 앞에 묻거나 술 한 잔을 붓고 풍물을 쳐 주기도 한다. 주로 충청도지방에서 이와 같은 사례가 발견된다. 이때 헌식한 제물을 헌식밥 또는 지신밥이라고 한다.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의 사방 경계에 사방신을 두고 이를 위하여 ‘[밥무덤](/topic/밥무덤)’을 만들기도 한다. 이는 [제상](/topic/제상)에 올린 메를 밥무덤 안의 구덩이에 묻은 뒤 돌을 덮은 형태이다. 제사를 지낸 당산나무 옆에 밥무덤을 만들어 메를 묻고, 마을 내 다른 제의 장소에는 한지에 싼 메를 가져가서 밥무덤을 만드는 마을도 있다.

셋째, 별도의 헌식용 제물을 준비하여 헌식하는 유형이 있다. 주로 [용왕제](/topic/용왕제)를 지내는 마을에서 이 사례를 볼 수 있다.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에 있는 죽변 성황사에서는 매년 [정월대보름](/topic/정월대보름)날에 서낭고사를 지내고 하위 제차로 바닷가에서 바다에서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며 용왕제를 지낸다. 이때 막걸리, 오징어포, 배, 조밥, 한지에 싼 조밥 3뭉치를 준비하여 지낸다. 술을 올리고 제관이 재배한 후 용왕님을 위해 준비한 모든 제물을 바다에 헌식한다. 여기서 조밥은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헌식한 것이라고 한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신남마을, 근덕면 대진마을에서는 바닷가에서 제당에 올린 제물 일부를 내려 용왕제를 간단하게 지낸 뒤 제물 모두를 바다에 헌식하여 바다에서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며 용왕님을 위한다. 이와 같은 사례는 동해안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경남 통영시 산양읍 삼덕리 당포마을에서는 섣달그믐날 바다가 잘 보이는 공터에 배를 부리거나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참석하여 용왕제를 지내고 나서 물밥[용왕밥]을 바다에 헌식한다.

충남 서천군 마량리에서 지내는 용왕제는 동백정 바로 옆 ‘큰안이’라 불리는 바닷가에서 치러진다. 용왕제는 큰안이에서 바닷물이 가장 많이 들어왔을 때 지낸다. 여기에 당기를 중심으로 선주들의 [뱃기](/topic/뱃기)를 보기 좋게 세우고, 제상을 차린다. 특별히 돼지머리를 올린다. 진설을 마치면 [헌작](/topic/헌작)-재배-축원-소지 순으로 진행하고 이후 법사가 바다를 향해 네 장의 소지를 올린다. 소지에 이어 [용왕밥](/topic/용왕밥)을 바다에 헌식한다. 법사는 제상에 올렸던 제물과 메를 [백지](/topic/백지)에 조금씩 싸서 용왕밥 세 개를 만든 다음 파도가 들어오는 곳까지 나아가 하나는 왼쪽, 하나는 가운데, 마지막 하나는 오른쪽으로 힘껏 던진다. 그리고 제상에 남아 있는 다른 제물들도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 바다에 던져 넣는다. 돼지머리도 통째로 바다에 던진다. 용왕제 제물로는 일절 음복을 하지 않고 모두 바다에 던져 넣는다. 이를 주민들은 ‘희식[獻食]’이라고 한다.

충남 서천군 서천면 도둔리 남촌에서도 [거리제](/topic/거리제)를 지낸 뒤 바닷물이 마을 앞까지 들어오면 용왕제를 지낸다. 이 마을에서는 개인별 소지를 올린 다음 바다의 용왕에게 김쌈을 만들어서 헌식 한다. 영신은 엎어 놓은 징 위에 소지 한 장을 깔고 그 위에 김 한 장을 올려놓는다. 제상에 올린 메를 통째로 넣고 나물도 조금씩 넣은 다음 네 귀퉁이를 접는다. 먼저 웃줄상의 것을 내려서 김쌈을 싼다. 이때 김과 한지가 붙어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상에 올린 술을 내려서 김에 바른다. 이렇게 ‘김쌈’을 네 개 마련한다. 사해(四海)에 각기 용왕이 계시기 때문이다. 상에 김쌈을 네 개 차려서 바닷가로 들고 나간다. 영신은 먼저 조그만 공기 그릇에 담은 생쌀을 집어서 바다에 뿌린다. 이렇게 세 차례를 행한다. 그리고 김쌈 한 개를 들고 선 채로 재배(再拜)한 뒤 바다를 향해 힘껏 던진다. 이때 “너도 먹고, 너도 먹고, 다 먹어라!”라고 소리를 지른다. 김쌈을 던지고 나면 다시 선 채로 바다를 향해 재배를 올린다. 곧 김쌈 한 개를 던질 때마다 생쌀을 세 번 뿌리고, 던지기 전후에는 각각 재배를 올린다. 바다에 던진 김쌈이 파도에 휩쓸려 물속으로 잘 들어가 보이지 않으면 용왕님이 제사를 잘 받았다고 여기며, 그렇지 않고 김쌈이 바닷물 위에 둥둥 뜨면 흠향하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대체로는 정성껏 준비하고 모시는 용왕제이기 때문에 김쌈은 어지간하면 모두 바닷속으로 잘 들어간다고 한다.

넷째, 제상에 올린 제물 일부를 [띠배](/topic/띠배) 등에 실어 각종 재액과 잡귀잡신을 멀리 보내는 유형이 있다. 전북 위도, 충남 외연도 등에서 이와 같은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때 헌식한 제물은 주로 용왕제에 올린 제물이다.

다섯째, [농악](/topic/농악)을 울리면서 흥을 돋우며 잡귀잡신을 위해 헌식하는 유형이 있다. 전남 해남군 금당 사람들은 이를 ‘헌석’이라 하여 제주들이 관여하지 않고 일반 주민들과 군기패가 한다. 큰 그릇에 톳, 메, 물, 고기, 떡 등을 말아 담아가서 바닷가에 펴 놓은 짚 다발 위에 부어 놓은 다음 특별한 제차 없이 군기패가 ‘헌석 매구’를 울리며 흥을 돋우는 유형이다.

다음으로 헌식 대상 신령에 따라 분류한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잡귀잡신을 풀어먹이기 위해 헌식 하는 유형이 있다. 마을 제의에 동참하지 못한 객귀를 풀어먹이기 위해 제의를 치른 뒤 음식 일부를 떼어내 제당 밖으로 헌식하여 객귀를 풀어먹인다. 이에 비해 충남 공주시 유구읍 동해리에서는 [메밀](/topic/메밀)떡을 준비하여 마을제사를 지내기 전에 미리 잡귀잡신을 풀어먹임으로써 제당을 정화하려는 사례가 있다.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하반천리에서는 서낭고사를 지낸 뒤 제수 일부를 떼어내 객귀 물림을 한다. 이때 제관은 “육십갑자에 드는 귀신은 이거를 잡숫고 썩 물러가십시오”라고 말하며 고수레를 한다. 삼척시 도계읍 신리에는 객귀를 풀어먹이며 구송하는 축원문이 있다.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나무에 맞은 목살귀
돌에 맞은 석살귀
뱀에 물린 살흥사
범이 물어 술흥사
인간 낳다 해산귀
복재 죽은 유리말명
무당 죽어 신장말명
총에 맞아 포살귀

무슨 귀신이더라도
서낭님이 근처 댕기미
얻어먹고 댕기는 귀신
오늘은 반드시 물러가거라


이와 같이 객귀를 풀어먹이는 것을 일부 마을에서 ‘[퇴송](/topic/퇴송)’이라 칭하는 마을도 있다.

둘째, 수부신을 위해 헌식용 제물을 마련하는 유형이 있다. 경북 울진군 북면 덕천리 마분마을에서는 소지가 끝나면 서낭님을 모시고 다니는 수부신에게 “서낭님을 잘 모시고 다니라”고 대접한다. 짚을 둥글게 반으로 접어 묶은 다음 여기에 메를 얹어서 제단 정면에 있는 팽구나무 고목 주위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세 개 놓는다. 수부신이 세 명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삼척시 신남마을에서도 엄씨할아버지 [서낭당](/topic/서낭당)에서 제의를 치르고 나서 제당 입구 왼쪽에 메 세 뭉치를 한지에 올려 둔 뒤 간단한 의례를 행한다. 이 또한 서낭님을 모시고 온 수부를 위한 헌식으로 볼 수 있다.

셋째, 용왕을 위하는 과정에서 헌식하는 유형이 있다. 강원도 고성군 문암마을, 삼척시 신남마을과 후진마을, 경남 통영시 당포마을, 충남 서천군 마량리 등 용왕제를 지내는 대부분의 마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하위 제차로 용왕제를 지냄으로써 바다에서의 안전을 기원한다. 이들 마을에서는 마을 제의로서의 용왕제를 지낸 뒤 용왕님을 위해 준비한 제물을 모두 바다에 헌식한다.

넷째, 마을 제의에서 배향한 신(神)이 계속 흠향하길 기원하며 준비한 제수 일부를 떼어내 남겨 두는 유형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를 ‘제반한다’라고 한다. 이는 모신 신령이 먼저 흠향하고 나서 사람들이 흠향해야 한다는 의식을 반영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정성을 계속 표하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 유형에서 모셔지는 신령은 일반적으로 마을 제당에서 모시는 신령이거나 [조상신](/topic/조상신) 또는 수부신이다.

이와 같이 헌식은 행하는 방법이나 의미에 따라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헌식을 받는 신령에 따라 행하는 방법이 달리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즉 나름대로 그 격을 높이 여길수록 정성을 다하여 헌식하고, 하위 신령들에 대하여는 간단한 방법으로 풀어먹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헌식의 대상 신령은 마을 제의에서 모신 신령으로부터 잡귀잡신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이 마을에 따라 매우 다양함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용왕제를 지내는 일부 마을에서 헌식한 제물의 상태를 보아 신령이 흠향한 여부를 판단하기도 한다.
참고문헌남도민속학개설 (지춘상 외, 태학사, 1998)
한국 [마을](/topic/마을)신앙의 인물신 연구 (김효경, 충남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8)
마을신앙으로 보는 우리 문화 이야기 (이필영, 웅진닷컴, 2000)
경남 남해안 민간신앙 (정연학, 경남 어촌민속지, 국립민속박물관, 2002)
삼척민속지Ⅳ-도계 (김진순, 삼척문화원, 2002)
서천의 당제 (이필영, 서천문화원ㆍ충청민속학연구소, 2004)
삼척 해안지역 마을신앙 연구 (김도현, 역사민속학 21, 한국역사민속학회, 2005)
영덕 구계리 굿과 음식 (김도현 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한국의 마을신앙 상․하 (국립민속박물관, 2007)
강원도 영동남부지역 고을 및 마을신앙 (김도현, 고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조선후기 충청지역의 동제 연구 (강성복, 공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0)
내용[마을](/topic/마을) 제의에서 행해지는 헌식은 구체적으로 행하는 방법에 따라 구분할 수 있으며, 헌식 대상 신령에 따른 분류도 가능하다. 먼저 헌식을 하는 방법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바[가지](/topic/가지)나 그릇에 제물 일부를 떼어내 제당 밖으로 헌식하는 유형이 있다. 이 때 제물은 마을 제의에 동참하지 못한 객귀나 수부를 위해 헌식한 것이다. 특별히 객귀를 위해 헌식하는 것을 많은 마을에서 ‘고[수레](/topic/수레)’라고 한다.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상군천리에서는 서낭고사를 마치면서 제물 가운데 일부를 떼어내 제당 밖으로 헌식하여 잡귀들을 풀어먹인다. 귀신은 육십갑자를 다 부르면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 귀신이 없기에 육십갑자를 부르면서 먹고 가라고 빈다.

둘째, 제물 일부를 떼어내 미리 준비한 [한지](/topic/한지)에 싸서 놓아두거나 모신 신령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제물 일부를 제당 주변에 남겨 두는 유형이 있다. 경북 울진군 기성면 구산리에서는 서낭제를 지낸 뒤 한지 세 장에 제물을 조금씩 떼어내 잘 싼 다음 제당 밖으로 나와 북ㆍ동ㆍ남쪽 방향으로 멀리 던지는 형태로 헌식하였다. 이는 사방에 있는 신장(神將)들을 풀어먹이는 의미라고 한다. 이 마을에서는 [동사](/topic/동사)(洞舍)로 이용하는 대풍헌에 와서 성주고사를 지낸다. 성주고사를 지낸 뒤 한지 두 장에 각각 제물을 조금씩 떼어내 잘 포장하여 성주가 모셔진 벽에 있는 작은 선반 위에 제반을 한다고 하여 잘 올려두었다. 이는 마을에서 모신 신들에게 먼저 [흠향](/topic/흠향)하게 한 뒤 [제관](/topic/제관)들이 [음복](/topic/음복)을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일부 마을에서는 한지에 싼 제물을 제당 내에 두고 돌을 올려놓은 예도 있다. 울진군 북면 덕천리 마분마을에서는 [잡귀잡신](/topic/잡귀잡신)을 대접하기 위해 제수를 조금씩 떼어내 한지에 싸서 당 주위에 놓아 둔다. 이와 같이 한지로 제물을 정성껏 포장하여 두는 것은 모시는 신(神)이 흠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성껏 헌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제사가 끝나면 제물 음식이나 희생 [동물](/topic/동물)의 뼈 일부를 신앙 대상물에 직접 부착시키거나 그 일부를 제장(祭場) 주변의 땅에 묻음으로써 마을신에게 정성을 계속 표하고자 하는 방식도 있다. 구체적인 사례로 전남 진도군 군내면 덕병리에서는 소의 턱뼈를 장승의 목에 걸어 준다. 짚으로 만든 오쟁이에 제물 일부를 조금씩 담아 장승이나 당수(堂樹), [수구맥이](/topic/수구맥이) 선돌 등에 걸어 주기도 한다. 당산제를 마치고 음식의 일부를 조탑 앞에 묻거나 술 한 잔을 붓고 풍물을 쳐 주기도 한다. 주로 충청도지방에서 이와 같은 사례가 발견된다. 이때 헌식한 제물을 헌식밥 또는 지신밥이라고 한다.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의 사방 경계에 사방신을 두고 이를 위하여 ‘[밥무덤](/topic/밥무덤)’을 만들기도 한다. 이는 [제상](/topic/제상)에 올린 메를 밥무덤 안의 구덩이에 묻은 뒤 돌을 덮은 형태이다. 제사를 지낸 당산나무 옆에 밥무덤을 만들어 메를 묻고, 마을 내 다른 제의 장소에는 한지에 싼 메를 가져가서 밥무덤을 만드는 마을도 있다.

셋째, 별도의 헌식용 제물을 준비하여 헌식하는 유형이 있다. 주로 [용왕제](/topic/용왕제)를 지내는 마을에서 이 사례를 볼 수 있다.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에 있는 죽변 성황사에서는 매년 [정월대보름](/topic/정월대보름)날에 서낭고사를 지내고 하위 제차로 바닷가에서 바다에서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며 용왕제를 지낸다. 이때 막걸리, 오징어포, 배, 조밥, 한지에 싼 조밥 3뭉치를 준비하여 지낸다. 술을 올리고 제관이 재배한 후 용왕님을 위해 준비한 모든 제물을 바다에 헌식한다. 여기서 조밥은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헌식한 것이라고 한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신남마을, 근덕면 대진마을에서는 바닷가에서 제당에 올린 제물 일부를 내려 용왕제를 간단하게 지낸 뒤 제물 모두를 바다에 헌식하여 바다에서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며 용왕님을 위한다. 이와 같은 사례는 동해안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경남 통영시 산양읍 삼덕리 당포마을에서는 섣달그믐날 바다가 잘 보이는 공터에 배를 부리거나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참석하여 용왕제를 지내고 나서 물밥[용왕밥]을 바다에 헌식한다.

충남 서천군 마량리에서 지내는 용왕제는 동백정 바로 옆 ‘큰안이’라 불리는 바닷가에서 치러진다. 용왕제는 큰안이에서 바닷물이 가장 많이 들어왔을 때 지낸다. 여기에 당기를 중심으로 선주들의 [뱃기](/topic/뱃기)를 보기 좋게 세우고, 제상을 차린다. 특별히 돼지머리를 올린다. 진설을 마치면 [헌작](/topic/헌작)-재배-축원-소지 순으로 진행하고 이후 법사가 바다를 향해 네 장의 소지를 올린다. 소지에 이어 [용왕밥](/topic/용왕밥)을 바다에 헌식한다. 법사는 제상에 올렸던 제물과 메를 [백지](/topic/백지)에 조금씩 싸서 용왕밥 세 개를 만든 다음 파도가 들어오는 곳까지 나아가 하나는 왼쪽, 하나는 가운데, 마지막 하나는 오른쪽으로 힘껏 던진다. 그리고 제상에 남아 있는 다른 제물들도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 바다에 던져 넣는다. 돼지머리도 통째로 바다에 던진다. 용왕제 제물로는 일절 음복을 하지 않고 모두 바다에 던져 넣는다. 이를 주민들은 ‘희식[獻食]’이라고 한다.

충남 서천군 서천면 도둔리 남촌에서도 [거리제](/topic/거리제)를 지낸 뒤 바닷물이 마을 앞까지 들어오면 용왕제를 지낸다. 이 마을에서는 개인별 소지를 올린 다음 바다의 용왕에게 김쌈을 만들어서 헌식 한다. 영신은 엎어 놓은 징 위에 소지 한 장을 깔고 그 위에 김 한 장을 올려놓는다. 제상에 올린 메를 통째로 넣고 나물도 조금씩 넣은 다음 네 귀퉁이를 접는다. 먼저 웃줄상의 것을 내려서 김쌈을 싼다. 이때 김과 한지가 붙어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상에 올린 술을 내려서 김에 바른다. 이렇게 ‘김쌈’을 네 개 마련한다. 사해(四海)에 각기 용왕이 계시기 때문이다. 상에 김쌈을 네 개 차려서 바닷가로 들고 나간다. 영신은 먼저 조그만 공기 그릇에 담은 생쌀을 집어서 바다에 뿌린다. 이렇게 세 차례를 행한다. 그리고 김쌈 한 개를 들고 선 채로 재배(再拜)한 뒤 바다를 향해 힘껏 던진다. 이때 “너도 먹고, 너도 먹고, 다 먹어라!”라고 소리를 지른다. 김쌈을 던지고 나면 다시 선 채로 바다를 향해 재배를 올린다. 곧 김쌈 한 개를 던질 때마다 생쌀을 세 번 뿌리고, 던지기 전후에는 각각 재배를 올린다. 바다에 던진 김쌈이 파도에 휩쓸려 물속으로 잘 들어가 보이지 않으면 용왕님이 제사를 잘 받았다고 여기며, 그렇지 않고 김쌈이 바닷물 위에 둥둥 뜨면 흠향하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대체로는 정성껏 준비하고 모시는 용왕제이기 때문에 김쌈은 어지간하면 모두 바닷속으로 잘 들어간다고 한다.

넷째, 제상에 올린 제물 일부를 [띠배](/topic/띠배) 등에 실어 각종 재액과 잡귀잡신을 멀리 보내는 유형이 있다. 전북 위도, 충남 외연도 등에서 이와 같은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때 헌식한 제물은 주로 용왕제에 올린 제물이다.

다섯째, [농악](/topic/농악)을 울리면서 흥을 돋우며 잡귀잡신을 위해 헌식하는 유형이 있다. 전남 해남군 금당 사람들은 이를 ‘헌석’이라 하여 제주들이 관여하지 않고 일반 주민들과 군기패가 한다. 큰 그릇에 톳, 메, 물, 고기, 떡 등을 말아 담아가서 바닷가에 펴 놓은 짚 다발 위에 부어 놓은 다음 특별한 제차 없이 군기패가 ‘헌석 매구’를 울리며 흥을 돋우는 유형이다.

다음으로 헌식 대상 신령에 따라 분류한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잡귀잡신을 풀어먹이기 위해 헌식 하는 유형이 있다. 마을 제의에 동참하지 못한 객귀를 풀어먹이기 위해 제의를 치른 뒤 음식 일부를 떼어내 제당 밖으로 헌식하여 객귀를 풀어먹인다. 이에 비해 충남 공주시 유구읍 동해리에서는 [메밀](/topic/메밀)떡을 준비하여 마을제사를 지내기 전에 미리 잡귀잡신을 풀어먹임으로써 제당을 정화하려는 사례가 있다.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 하반천리에서는 서낭고사를 지낸 뒤 제수 일부를 떼어내 객귀 물림을 한다. 이때 제관은 “육십갑자에 드는 귀신은 이거를 잡숫고 썩 물러가십시오”라고 말하며 고수레를 한다. 삼척시 도계읍 신리에는 객귀를 풀어먹이며 구송하는 축원문이 있다.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나무에 맞은 목살귀
돌에 맞은 석살귀
뱀에 물린 살흥사
범이 물어 술흥사
인간 낳다 해산귀
복재 죽은 유리말명
무당 죽어 신장말명
총에 맞아 포살귀

무슨 귀신이더라도
서낭님이 근처 댕기미
얻어먹고 댕기는 귀신
오늘은 반드시 물러가거라


이와 같이 객귀를 풀어먹이는 것을 일부 마을에서 ‘[퇴송](/topic/퇴송)’이라 칭하는 마을도 있다.

둘째, 수부신을 위해 헌식용 제물을 마련하는 유형이 있다. 경북 울진군 북면 덕천리 마분마을에서는 소지가 끝나면 서낭님을 모시고 다니는 수부신에게 “서낭님을 잘 모시고 다니라”고 대접한다. 짚을 둥글게 반으로 접어 묶은 다음 여기에 메를 얹어서 제단 정면에 있는 팽구나무 고목 주위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세 개 놓는다. 수부신이 세 명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삼척시 신남마을에서도 엄씨할아버지 [서낭당](/topic/서낭당)에서 제의를 치르고 나서 제당 입구 왼쪽에 메 세 뭉치를 한지에 올려 둔 뒤 간단한 의례를 행한다. 이 또한 서낭님을 모시고 온 수부를 위한 헌식으로 볼 수 있다.

셋째, 용왕을 위하는 과정에서 헌식하는 유형이 있다. 강원도 고성군 문암마을, 삼척시 신남마을과 후진마을, 경남 통영시 당포마을, 충남 서천군 마량리 등 용왕제를 지내는 대부분의 마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하위 제차로 용왕제를 지냄으로써 바다에서의 안전을 기원한다. 이들 마을에서는 마을 제의로서의 용왕제를 지낸 뒤 용왕님을 위해 준비한 제물을 모두 바다에 헌식한다.

넷째, 마을 제의에서 배향한 신(神)이 계속 흠향하길 기원하며 준비한 제수 일부를 떼어내 남겨 두는 유형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를 ‘제반한다’라고 한다. 이는 모신 신령이 먼저 흠향하고 나서 사람들이 흠향해야 한다는 의식을 반영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정성을 계속 표하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 유형에서 모셔지는 신령은 일반적으로 마을 제당에서 모시는 신령이거나 [조상신](/topic/조상신) 또는 수부신이다.

이와 같이 헌식은 행하는 방법이나 의미에 따라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헌식을 받는 신령에 따라 행하는 방법이 달리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즉 나름대로 그 격을 높이 여길수록 정성을 다하여 헌식하고, 하위 신령들에 대하여는 간단한 방법으로 풀어먹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헌식의 대상 신령은 마을 제의에서 모신 신령으로부터 잡귀잡신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이 마을에 따라 매우 다양함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용왕제를 지내는 일부 마을에서 헌식한 제물의 상태를 보아 신령이 흠향한 여부를 판단하기도 한다.
참고문헌남도민속학개설 (지춘상 외, 태학사, 1998)
한국 [마을](/topic/마을)신앙의 인물신 연구 (김효경, 충남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8)
마을신앙으로 보는 우리 문화 이야기 (이필영, 웅진닷컴, 2000)
경남 남해안 민간신앙 (정연학, 경남 어촌민속지, 국립민속박물관, 2002)
삼척민속지Ⅳ-도계 (김진순, 삼척문화원, 2002)
서천의 당제 (이필영, 서천문화원ㆍ충청민속학연구소, 2004)
삼척 해안지역 마을신앙 연구 (김도현, 역사민속학 21, 한국역사민속학회, 2005)
영덕 구계리 굿과 음식 (김도현 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한국의 마을신앙 상․하 (국립민속박물관, 2007)
강원도 영동남부지역 고을 및 마을신앙 (김도현, 고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조선후기 충청지역의 동제 연구 (강성복, 공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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