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충제

한국무속신앙사전
제주특별자치도 지역에서 농사에 피해를 주는 메뚜기를 비롯한 병충해 방지를 위해 여름에 지내던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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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지역에서 농사에 피해를 주는 메뚜기를 비롯한 병충해 방지를 위해 여름에 지내던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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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민
정의제주특별자치도 지역에서 농사에 피해를 주는 메뚜기를 비롯한 병충해 방지를 위해 여름에 지내던 제의.
정의제주특별자치도 지역에서 농사에 피해를 주는 메뚜기를 비롯한 병충해 방지를 위해 여름에 지내던 제의.
내용제주도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밭농사에 의존하여 생계를 꾸려 왔다. 밭농사로는 겨울농사와 여름농사가 있었다. 여름농사의 으뜸은 조[粟]였다. 조의 파종은 하지(夏至)에서부터 소서(小暑) 사이에 이루어졌다. 이 무렵에 메뚜기의 피해로 말미암아 농사를 그르치는 일이 잦았다. 이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메뚜기를 제거하려는 의례가 전승하였다.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대홍은 메뚜기로부터 피해를 본 조밭에 제물을 차리고 간단하게 제의를 올린 적이 있다. 제의의 대상은 풍농을 주관하는 제석신(帝釋神)이었다. 제석신에게 올린 제물에서 조금씩 걷어 놓은 ‘잡식’을 밭에 뿌리면서 “제석님아, 마소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며 구송(口誦)을 한다.

우도에는 ‘[말축굿](/topic/말축굿)’이라는 제충의례가 전승하였다. ‘말축’은 메뚜기를 이르는 제주방언이다. 이 굿은 1945년 무렵까지 전승하다가 맥이 끊겼다. 다행히 1973년에 제주대학 국어국문학과의 학술조사보고서에 우도에서 구전하고 있는 ‘말축굿’ 내용을 기록하여 둔 것이 있다.

‘말축굿’은 메뚜기의 피해가 극심하였을 때 우도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우뭇개’에 있는 ‘돈짓당’에서 행했다. 우도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마다 제물을 준비하고 ‘돈짓당’으로 왔다. 어선이 있는 집안에서는 수탉 한 마리를 더 [가지](/topic/가지)고 왔다. 가구마다 차리고 온 제물을 제단에 줄줄이 열을 지어 올려놓고 당굿을 치르고 난 뒤에 ‘말축굿’을 벌였다. 무당은 “어떤 마소, 어떤 마소를 아무개 테우리가 몰러 갑니다”라고 외쳤다. ‘테우리’는 목동을 이르는 제주어이다. 그러면 [소무](/topic/소무)(小巫) 두 사람이 ‘테우리’ 차림을 하고 “내가 아무 마소를 몰러가겠다”고 하며 제장으로 나섰다. 두 ‘테우리’는 수탉의 코에 줄을 꿰어 끌며 우도 한 바퀴를 양쪽으로 돌았다. ‘테우리’는 “어어령 떠어령 어허허허”라는 말과 소를 모는 소리를 내며 “아무 마소가 내려간다”고 외쳤다. 두 ‘테우리’는 약속 장소에서 만나 [마을](/topic/마을) 한가운데 길을 지나 제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수탉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서 바다에 던졌다.

두 사례로 미루어 볼 때 메뚜기의 피해를 모두 말과 소가 밭에 침입하여 조를 뜯어먹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성산읍의 사례에서는 제석신을 대상으로 제의를 올리며 “제석님아, 마소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주십시오”하며 제충(除蟲)을 기원하는 것이고, 우도의 사례에서는 그런 마소, 곧 수탉을 찢어 죽여 바다에 던지는 것으로 제충을 기원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유감주술](/topic/유감주술)로, 말과 소를 몰아내듯 가상의 병충을 몰아내고자 한 것이다.
참고문헌제주도부락지 3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1990)
현용준민속사진집 영 (현용준, 도서출판 각, 2004)
내용제주도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밭농사에 의존하여 생계를 꾸려 왔다. 밭농사로는 겨울농사와 여름농사가 있었다. 여름농사의 으뜸은 조[粟]였다. 조의 파종은 하지(夏至)에서부터 소서(小暑) 사이에 이루어졌다. 이 무렵에 메뚜기의 피해로 말미암아 농사를 그르치는 일이 잦았다. 이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메뚜기를 제거하려는 의례가 전승하였다.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대홍은 메뚜기로부터 피해를 본 조밭에 제물을 차리고 간단하게 제의를 올린 적이 있다. 제의의 대상은 풍농을 주관하는 제석신(帝釋神)이었다. 제석신에게 올린 제물에서 조금씩 걷어 놓은 ‘잡식’을 밭에 뿌리면서 “제석님아, 마소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며 구송(口誦)을 한다.

우도에는 ‘[말축굿](/topic/말축굿)’이라는 제충의례가 전승하였다. ‘말축’은 메뚜기를 이르는 제주방언이다. 이 굿은 1945년 무렵까지 전승하다가 맥이 끊겼다. 다행히 1973년에 제주대학 국어국문학과의 학술조사보고서에 우도에서 구전하고 있는 ‘말축굿’ 내용을 기록하여 둔 것이 있다.

‘말축굿’은 메뚜기의 피해가 극심하였을 때 우도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우뭇개’에 있는 ‘돈짓당’에서 행했다. 우도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마다 제물을 준비하고 ‘돈짓당’으로 왔다. 어선이 있는 집안에서는 수탉 한 마리를 더 [가지](/topic/가지)고 왔다. 가구마다 차리고 온 제물을 제단에 줄줄이 열을 지어 올려놓고 당굿을 치르고 난 뒤에 ‘말축굿’을 벌였다. 무당은 “어떤 마소, 어떤 마소를 아무개 테우리가 몰러 갑니다”라고 외쳤다. ‘테우리’는 목동을 이르는 제주어이다. 그러면 [소무](/topic/소무)(小巫) 두 사람이 ‘테우리’ 차림을 하고 “내가 아무 마소를 몰러가겠다”고 하며 제장으로 나섰다. 두 ‘테우리’는 수탉의 코에 줄을 꿰어 끌며 우도 한 바퀴를 양쪽으로 돌았다. ‘테우리’는 “어어령 떠어령 어허허허”라는 말과 소를 모는 소리를 내며 “아무 마소가 내려간다”고 외쳤다. 두 ‘테우리’는 약속 장소에서 만나 [마을](/topic/마을) 한가운데 길을 지나 제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수탉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서 바다에 던졌다.

두 사례로 미루어 볼 때 메뚜기의 피해를 모두 말과 소가 밭에 침입하여 조를 뜯어먹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성산읍의 사례에서는 제석신을 대상으로 제의를 올리며 “제석님아, 마소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주십시오”하며 제충(除蟲)을 기원하는 것이고, 우도의 사례에서는 그런 마소, 곧 수탉을 찢어 죽여 바다에 던지는 것으로 제충을 기원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유감주술](/topic/유감주술)로, 말과 소를 몰아내듯 가상의 병충을 몰아내고자 한 것이다.
참고문헌제주도부락지 3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1990)
현용준민속사진집 영 (현용준, 도서출판 각, 2004)
무당의 신병과 신들림양종승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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