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놀이

한국무속신앙사전
영감놀이
영감놀이는 영감이 정신병을 앓는 환자에게 범접한 탓이라고 여겨 영감의 형제들을 불러 환자에게 범접한 막내 영감을 데려가게 하는 과정을 연극적 행위로 연출함으로써 환자의 치유를 기원하는 의례. 이 의례는 1971년 8월 26일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었으며, 기능보[유자](/topic/유자)는 [이중춘](/topic/이중춘)(李中春) 심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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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놀이는 영감이 정신병을 앓는 환자에게 범접한 탓이라고 여겨 영감의 형제들을 불러 환자에게 범접한 막내 영감을 데려가게 하는 과정을 연극적 행위로 연출함으로써 환자의 치유를 기원하는 의례. 이 의례는 1971년 8월 26일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었으며, 기능보[유자](/topic/유자)는 [이중춘](/topic/이중춘)(李中春) 심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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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식
정의영감놀이는 영감이 정신병을 앓는 환자에게 범접한 탓이라고 여겨 영감의 형제들을 불러 환자에게 범접한 막내 영감을 데려가게 하는 과정을 연극적 행위로 연출함으로써 환자의 치유를 기원하는 의례. 이 의례는 1971년 8월 26일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었으며, 기능보[유자](/topic/유자)는 [이중춘](/topic/이중춘)(李中春) 심방이다.
내용영감놀이의 ‘영감’은 도깨비를 영감으로 부르는 데서 비롯되었다. 영감은 도체비이다. 도체비는 곧 도깨비의 제[주방](/topic/주방)언이다. 도깨비는 다양한 성격을 지닌 존재여서 제주도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신앙된다. 도깨비는 놀기 좋아하고 술과 고기를 좋아하며 여자를 좋아한다. 사람에게 범접하여 병을 일으키기도 하는 존재이다. 도깨비는 풍어를 이루어주고 해상 안전을 돌보아주는 선왕(船王)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도깨비는 풀무의 신이기도 하다. 그래서 도깨비는 풀무를 [생업](/topic/생업)으로 삼던 [마을](/topic/마을)에서는 당신으로 모셔지기도 했다.

영감놀이는 전체적으로는 일반적 형태의 굿과 연극적 놀이굿으로 이루어진다. 이 가운데 놀이굿 부분은 가면을 쓰고 영감으로 분장한 [소미](/topic/소미)의 연극적 행위, 수심방과 영감의 대[화로](/topic/화로) 이루어진다. 과거에는 영감놀이를 빈번하게 벌였다. 환자의 몸에 범접한 도깨비를 물리치는 치병굿에서도 벌였고, 배를 새로 건조하여 선왕을 들어앉히는 이른바 연신맞이에서도 벌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연신맞이에서 영감놀이를 하는 사례를 보기 어렵고 치병굿에서나 간혹 볼 수 있을 뿐이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이하에서는 치병굿을 중심으로 하여 기술한다.

치병굿으로 벌이는 영감놀이는 환자의 몸에 범접한 도깨비신을 데려가게 하기 위하여 도깨비신의 형제들인 영감을 불러들여 대접하고 잘 돌려[보냄](/topic/보냄)으로써 환자의 치유를 기원하는 [유감주술](/topic/유감주술)적인 의례이다. 영감놀이는 비가시적 현상을 가시화해 보여줌으로써 환자와 그 가족으로 하여금 회복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다.

영감의 특성을 반영하여 영감놀이는 밤에 벌인다. 심방은 퀘지[快子] 차림을 하고 춤과 말명으로 굿을 진행한다. 베[포도](/topic/포도)업침, 날과국섬김, 군문열림, 새림 등에는 [무악](/topic/무악)기가 모두 동원된다.

영감놀이의 전체적인 짜임은 초감제-영감청함(영감놀이)-막푸다시-도진(배방선)으로 이루어진다.

1. 초감제 : 모든 굿은 초감제로 시작한다. 초감제는 베포도업침, 날과국섬김, 연유닦음, 군문열림, 새림, 젯리 앉혀 살려옴 등으로 짜여져 있다. 베포도업침에서 세상이 생긴 내력을 이야기하고, 날과국섬김에서 굿하는 날짜와 장소를 고하고, 연유닦음에서 굿하게 된 연유를 상세히 고하고, 군문열림에서 군문을 열어 신이 내릴 수 있게 하고, 새림에서 신이 내리는 길의 부정을 씻어내고, 젯리 앉혀 살려옴에서 해당하는 신들을 차례로 청하여 앉힌다.

2. 영감청함(영감놀이) : 초감제를 마치면 본격적인 영감놀이를 할 준비가 된 셈이다. 영감청함은 본격적으로 연극적인 놀이가 이루어지는 대목이므로 좁은 의미의 영감놀이라고 할 수 있다.

영감청함은 영감들을 불러들여 잘 대접하고 흥겹게 놀려 환자에게 범접한 막내영감을 데려가게 하는 순서로 전개된다. 먼저 영감들을 청해 들인다. 수심방은 바깥을 향하여 서서 큰소리로 영감들을 부른다. 이 소리를 듣고 미리 영감으로 분장하고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소미들이 대답하며 제장으로 몰려든다. 이들은 그야말로 보잘것없는 모습이다. 갓[양태](/topic/양태)만 붙은 파립을 쓰고, 깃만 붙은 베 [도포](/topic/도포)를 입고, 총만 붙은 [미투리](/topic/미투리)를 신고, 한 뼘도 못 되는 곰방대를 물고, 횃불을 들었다. 얼굴에는 [창호지](/topic/창호지)에 눈, 코, 입만 구멍 낸 가면을 썼다. 이들은 춤을 추며 들어와 수심방과 수작하며 자신들이 영감이며, 어떠한 사정으로 여기에 이르렀는지를 밝힌다.

영감들은 서울 먹자골 허정승의 아들들로 모두 일곱 형제인데 팔도명산으로 흩어져 있다가 제주도로 간 막내의 소식을 몰라 찾아 헤매다가 여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어 환자에게 범접한 것이 막내가 맞는지 확인해 보라는 심방의 말에 환자를 보고 헤어져 소식을 모르던 막내를 만난 것처럼 [반가](/topic/반가)워한다. 그런 뒤에 좋아하는 음식인 술, [수수](/topic/수수)떡, 돼지고기 등을 대접받는다. 심방, 환자, 환자 가족과 이별 잔을 나누어 마시고 난 뒤 한판 놀고 가자며 서우제소리에 맞추어 흥겹게 춤을 춘다. 이때 북과 장구 반주가 따르며, 굿판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도 모두 함께 나와 춤을 춘다. 영감들은 흥에 겨워 춤추다가 제물로 채워진 짚배를 들고 물러난다.

3. 막푸다시 : 막푸다시는 마지막으로 하는 푸다시라는 뜻이다. 영감들은 떠났지만 그래도 남아있을지도 모를 다른 잡귀들을 쫓아내는 의례이다. 환자의 몸을 돗[자리](/topic/자리)로 둘러놓고 푸다시를 한다. 소미가 치는 북, 장구 [장단](/topic/장단)에 맞추어 잡귀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명하면서 물러나라며 잡귀를 내쫓는 내용의 노래를 한다. 그러다가 잦은 [연물](/topic/연물)이 울리는 가운데 신칼로 환자를 찌르는 시늉을 하고, 환자의 머리 위에 횃불을 피워 붙이거나 성냥갑을 머리에 놓고 불을 붙여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삽시에 번[지게](/topic/지게) 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 뒤에 돗자리를 재빨리 걷어내면 환자는 방 안으로 들어가 눕는다. 심방은 여러 방식으로 환자를 위협하는 것처럼 하지만 이것은 환자의 몸에 침범한 잡귀를 위협하는 것이다.

4. 도진(배방선) : 도진은 모든 굿의 마[무리](/topic/무리)에 해당하는 제차이다. 심방은 “헛쉬! 헛쉬!” 하면서 구석구석에 콩을 뿌리며 집 안의 사기(邪氣)를 쫓아낸다. 영감놀이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배방선으로 마무리된다. 배방선은 바닷가에서 행한다. 소미가 제물로 채워진 자그마한 짚배를 들고 바닷가로 나가 영감들과 배를 떠나보내는 [사설](/topic/사설)을 창하며 배를 멀리 띄워 보낸다. 이렇게까지 하고서야 영감들을 완전히 떠나보낸 셈이 된다.

영감놀이, 막푸다시, 배방선은 환자의 병치유를 확실히 하기 위하여 거듭 방법을 달리하는 셈이다. 영감은 본래 일곱 형제이고 막내는 환자의 몸에 범접한 상태이니 실제 영감놀이에는 여섯이 등장해야 하지만 실제 굿에서는 이렇게 많은 소미를 동원하기 어렵다. 축제에서 공연 형식으로 연행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굿이면 소미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영감으로 분장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편 초감제와 영감청함을 통해 연극적인 행위를 연출하는 식의 전개는 [성주풀이](/topic/성주풀이)에서도 볼 수 있다. 성주풀이에서도 먼저 초감제를 하고, 이어 강태공서목시를 청하여 연극적인 수작을 한 뒤에 집 안팎의 사기를 쫓아낸다. 한편 추는굿이라면 초감제 다음에 대김받음이 이루어질 때까지 춤이 길게 이어진다.

영감놀이는 심방이 일반적인 방식인 말명과 행위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등장시킴으로써 연극적인 놀이를 통하여 환자의 치료를 도모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치병굿인 추는굿에 영감놀이가 삽입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주도 굿에서도 [가면극](/topic/가면극)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사례라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 또한 옛 사람들이 일찍부터 연극적인 행위가 심리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영감으로 대표되는 양반 지배층을 희화하고 풍자하는 민중적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제주시 건입동 칠머리당의 영등송별제에서도 영감놀이를 벌이지만 본래 영등굿에서는 영감놀이를 연행하지 않는다. 칠머리당에서 특별히 흥행을 위하여 덧붙인 것이다. 영감놀이는 쉽사리 보기 어려운 굿이 되었으나 전승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굿은 영감놀이의 축약형에 해당하는 선앙풀이와 배방선으로 마무리된다.
참고문헌제주도무속자료[사전](/topic/사전) (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제주도무속연구 (현용준, 집문당, 1986)
제주도 무속과 그 주변 (현용준, 집문당, 2002)
집문당제주도무속연구현용준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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