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베

한국무속신앙사전
길베
길[路]과 베[麻布]의 합성어로,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길을 상징하는 긴 [무명](/topic/무명) 또는 베.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의 굿에서 두루 존재하는 무구이다. ‘질베’, ‘길베’, ‘다리베’, ‘길천’, ‘다리천’ 등으로 불린다. 특히 망자를 좋은 곳으로 천도하는 오구굿에서 쓰이는 무구로, 이승과 저승을 매개하는 길[路] 또는 다리[橋]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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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路]과 베[麻布]의 합성어로,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길을 상징하는 긴 [무명](/topic/무명) 또는 베.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의 굿에서 두루 존재하는 무구이다. ‘질베’, ‘길베’, ‘다리베’, ‘길천’, ‘다리천’ 등으로 불린다. 특히 망자를 좋은 곳으로 천도하는 오구굿에서 쓰이는 무구로, 이승과 저승을 매개하는 길[路] 또는 다리[橋]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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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정의길[路]과 베[麻布]의 합성어로,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길을 상징하는 긴 [무명](/topic/무명) 또는 베.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의 굿에서 두루 존재하는 무구이다. ‘질베’, ‘길베’, ‘다리베’, ‘길천’, ‘다리천’ 등으로 불린다. 특히 망자를 좋은 곳으로 천도하는 오구굿에서 쓰이는 무구로, 이승과 저승을 매개하는 길[路] 또는 다리[橋]를 상징한다.
내용오구굿은 망자를 이승과 굿당에 초청하고(망자 청혼), 그 존재를 새롭게 변화시켜(망자 존재 변환), 좋은 곳으로 천도(망자 천도)하는 순차적 구조로 연행된다. 이 중 망자 천도의 단계에서 길베를 이용한 굿거리들이 배치된다. 서울 진오귀굿에서는 ‘베째’ 또는 ‘베가르기’라고 하고, 황해도에서는 ‘베가름’, ‘수왕천가름’, 동해안에서는 ‘길가름’, 남해안에서는 ‘길닦기’, 전라도에서는 ‘길닦음’ 이라고 부른다. 굿을 통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난 망자를 좋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때의 길베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연결된 길 또는 다리를 상징한다.

길닦기의 연행은 보편적으로 길베를 양쪽에서 잡아 드리우고, 그 위에 망자의 영혼을 상징하는 것들을 얹어 길을 닦는 양상이다. 전라도, 동해안, 남해안 등의 세습무의 굿에서는 질베 위를 닦는 형식, 망자의 넋을 상징하는 무구들을 이동시키는 형태로 이용한다면, 황해도, 서울 등 강신무의 굿에서는 위의 연행과 더불어 길베의 가운데를 조금 잘라낸 뒤 무당의 몸으로 완전히 갈라주는 형식으로 연행한다. 요즈음에는 세습무권의 오구굿에서도 길닦음 후에 갈라주는 연행을 한다.

서울에서는 먼저 흰 [무명](/topic/무명)을 가르고, 나중에 베를 가른다. 흰 무명은 이승다리를 상징하고, 베는 저승다리를 상징한다. 그래서 이 둘을 차례로 가름으로 해서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나누는 것으로 여긴다. 황해도의 경우는 사자다리, 시왕다리, 망자다리의 세 종류의 길베가 존재하여 차례로 길을 갈라주어야 한다. 평안도의 [다리굿](/topic/다리굿)은 유난히 길베가 많이 등장한다. 사자다리, 망인다리, 조상다리, 시왕다리가 그것이다. 동해안에서는 길베를 [반야용선](/topic/반야용선)에 연결하여 [뱃노래](/topic/뱃노래)굿때 신이나 망자가 오는 길로서 이용하기도 한다. 전라도에서는 연행자에 따라 [고풀이](/topic/고풀이)의 고풀이천을 길베로 같이 쓰기도 한다. 남해안에서는 길닦기 외에도 굿의 초반부에 망자를 청하여 집으로 들어오는 문넘기 때도 길베를 가족들이 펼쳐 들고 그 위에 [신태집](/topic/신태집)을 얹어 들어온다. 육지의 길닦기에 해당되는 것이 제주도 [시왕맞이](/topic/시왕맞이) 중 영게질(길)침이라 할 수 있다. 망자의 저승길을 위해 체(저승사자)를 모시고, 이 체가 여러 장애가 되는 것들을 제거하고 다리를 놓는 것이 영게질침의 핵심이다. [멍석](/topic/멍석)에 댓[가지](/topic/가지)를 이용하여 저승 12문을 만들고 진행하는 영게질침은 저승으로 가기 위한 장애가 되는 것들을 제거하고, 다리를 놓고, 인정을 걸어 망자의 저승행을 준비한다. 영게질침 중 다리를 놓는 대목에서 흰 무명을 깔게 된다. 육지에서 연행의 모습은 다르나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다리[橋]로서 길베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공통적이다.
참고문헌평안도 [다리굿](/topic/다리굿) (황루시 외, 열화당, 1985)
황해도 지노귀굿 (김인회 외, 열화당, 1993)
진도 씻김굿의 물질문화 연구 (최진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석사학위논문, 1999)
동해안 오귀굿 구조의 현장론적 연구 (김형근, 경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5)
서울굿의 다양성과 구조 (김헌선, 한국무속학 12, 한국무속학회, 2006)
인간과 신령을 잇는 상징, 무구-전라남도·전라북도·제주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남해안굿 갈래 연구 (김형근, 경기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형태길베는 만드는 무구는 아니다. 폭 40~50㎝에 한필(40자) 길이의 [무명](/topic/무명)과 베 자체이다. 전라도, 동해안, 남해안에서는 흰 무명을 쓰는데, 서울, 황해도 등에서는 흰 무명과 함께 베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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